보험 계약에서 고지의무는 가입자의 신뢰를 전제로 보험회사의 인수 판단을 돕기 위한 장치이다. 그러나 이 고지의무가 과도하게 해석되거나 불분명한 기준으로 적용될 경우, 오히려 선의의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최근 분쟁이 잦은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추가검사(재검사)’와 관련된 고지의무 위반 사례이다.
건강체 보험 청약서의 고지 항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질문이 포함되어 있다. “최근 1년 이내 의사로부터 진찰 또는 검사를 통하여 추가검사(재검사) 받은 사실이 있습니까?” 언뜻 단순한 질문처럼 보이지만, 여기서 말하는 ‘추가검사(재검사)’의 정의가 모호할 경우 계약자와 보험회사 간 해석 차이로 분쟁이 발생할 여지가 크다.
강기근 손해사정사는 “추가검사 혹은 재검사는 단순히 한 번 더 검사를 했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최초 검사를 받은 후 일정 기간이 지나 검사 결과에 이상이 있거나, 추가적인 진단 또는 치료 계획을 세우기 위해 시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동일한 날짜에 동일한 진단명으로 연속적으로 시행된 검사는 ‘추가검사’가 아닌 ‘일련의 최초 검사’로 보아야 하며, 고지의무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예를 들어 병원에 최초 내원하여 혈액을 채취하고 X-Ray를 촬영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실제 분쟁 사례에서도 이와 같은 해석의 중요성이 드러난다. 어떤 소비자는 보험 가입 이전 최근 1년 이내 ‘추가검사’를 받았다는 이유로 고지의무 위반을 지적받았다. 그러나 사실을 들여다보니, 해당 소비자는 1년 이내에 추가검사를 받은 것은 맞지만, 그 최초 검사는 1년을 초과한 시점에 있었던 것이었다. 강기근 손해사정사는 “이 경우 고지 의무는 성립되지 않는다. 최초 검사와 추가검사가 모두 1년 이내에 있어야 고지의무가 발생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고지 범위가 사실상 무한정 확대돼 소비자에게 과도한 책임이 전가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소비자가 정기적인 혈액검사를 받은 사실을 고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험회사가 계약을 해지한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해당 검사는 치료 경과 관찰을 위한 것이었고, 별도의 이상 증상 확인 등을 전제로 한 추가검사가 아니었기에 고지의무 대상이 아니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이에 대해 강기근 손해사정사는 “안정적으로 관리되는 질환에 대해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경과 관찰 검사는 고지의무 대상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고지의무는 보험계약자와 보험회사 간 신뢰를 전제로 한 제도이다. 그러나 이를 일방적인 해석으로 소비자에게 과도한 책임을 지우는 것은 제도의 본래 취지에 반하는 일이다. 강기근 손해사정사는 “보험회사는 고지의무 이행 여부를 명확하게 확인해야 하며, 소비자는 고지의무 위반에 대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객관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손해사정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이다.
손해사정사도 자주 실수하는 고지의무 추가검사 재검사
보험 계약에서 고지의무는 가입자의 신뢰를 전제로 보험회사의 인수 판단을 돕기 위한 장치이다. 그러나 이 고지의무가 과도하게 해석되거나 불분명한 기준으로 적용될 경우, 오히려 선의의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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