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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

[판례] 수면내시경 중 뇌손상으로 사망…상해사망인지 여부(2023가단5282654)

by 프로페셔널's 2024.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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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울 중 앙 지 방 법 원

판 결

사 건 2023가단5282654 보험금

원 고 1. A

2. B

3. C

피 고 D 주식회사

변론 종결 2024. 1. 23.

판결 선고 2024. 2. 20.

주 문

1.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103,333,333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2023. 4. 7.부터 2023. 8. 9.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 구 취 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기초사실

가. 보험계약 체결

1) 소외 망 E(F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는 피고와 사이에 망인을 피보험자로 하여, 2017. 1. 13. 보험기간이 2017. 1. 13.부터 2055. 1. 13.까지인 G 보험계약(이하 ‘제1보험계약’이라 한다)을, 2019. 5. 8. 보험기간이 2019. 5. 8.부터 2034. 5. 8.까지인 H보험계약(이하 ‘제2 보험계약’이라 하고, 제1 보험계약과 통칭하여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각 체결하였다.

2)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의 보장사항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담보명
가입금액
보장상세(지급조건)
제1보험
계약
상해사망/보통약관
10,000,000원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상해사고로 사망한 경우 가입금액 지급
상해사망
(80세만기)/특별약관
290,000,000원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상해사고로 사망한 경우 가입금액 지급
제2보험
계약
상해사망/보통약관
10,000,000원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상해사고로 사망한 경우 가입금액 지급

3)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 적용되는 보험약관의 내용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제1보험계약>
○ 보통약관
제2조(용어의 정의) 이 계약에서 사용되는 용어의 정의는, 이 계약의 다른 조항에서 달리 정의되지 않는 한 다음과 같습니다.
②지급사유 관련 용어
1. 상해 : 보험기간 중에 발생한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신체(의수, 의족, 의안, 의치 등 신체보조장구는 제외하나, 인공장기나 부분 의치 등 신체에 이식되어 그 기능을 대신할 경우는 포함합니다)에 입은 상해를 말합니다.
제3조(보험금의 지급사유) 회사는 피보험자에게 다음 중 어느 하나의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보험수익자에게 약정한 보험금을 지급합니다.
1. 보험기간 중에 상해의 직접결과로써 사망한 경우(질병으로 인한 사망은 제외합니다) 보험증권에 기재된 보험가입금액을 사망보험금으로 보험수익자에게 지급합니다.
제8조(보험금의 지급절차)
① 회사는 제7조(보험금의 청구)에서 정한 서류를 접수한 때에는 접수증을 드리고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또는 전자우편 등으로 송부하며, 그 서류를 접수한 날로부터 3영업일 이내에 보험금을 지급합니다.
○ 1-1 상해사망 특별약관
제1조(보험금의 지급사유) 회사는 피보험자가 보험증권에 기재된 이 특별약관의 보험기간 중에 상해의 직접결과로써 사망한 경우(질병으로 인한 사망은 제외합니다) 보험증권에 기재된 이 특별약관의 보험가입금액을 사망보험금으로 보험수익자에게 지급합니다.
<제2보험계약 보험약관>
○보통약관
제2조(용어의 정의) 이 계약에서 사용되는 용어의 정의는, 이 계약의 다른 조항에서 달리 정의되지 않는 한 다음과 같습니다.
②지급사유 관련 용어
1. 상해 : 보험기간 중에 발생한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신체(의수, 의족, 의안, 의치 등 신체보조장구는 제외하나, 인공장기나 부분 의치 등 신체에 이식되어 그 기능을 대신할 경우는 포함합니다)에 입은 상해를 말합니다.
제3조(보험금의 지급사유) 회사는 피보험자에게 다음 중 어느 하나의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보험수익자에게 약정한 보험금을 지급합니다.
1. 보험기간 중에 상해의 직접결과로써 사망한 경우(질병으로 인한 사망은 제외합니다) 보험증권에 기재된 보험가입금액을 사망보험금으로 보험수익자에게 지급합니다.
제17조(보험금의 지급절차)
① 회사는 제16조(보험금 등의 청구)에서 정한 서류를 접수한 때에는 접수증을 드리고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또는 전자우편 등으로 송부하며, 그 서류를 접수한 날로부터 3영업일 이내에 보험금을 지급하거나 보험료의 납입을 면제합니다.
 

나. 망인의 사망 경위

1) 망인은 2021. 5. 26. 08:32경 식도염, 흉통 등의 증상으로 소외 I이 운영하는 ‘I내과’에 내원하였다.

2) I은 망인에게 상부위장관 수면내시경 검사(이하 ‘이 사건 시술’이라 한다)를 실시하기로 하고, 프로포폴 6㏄를 주사한 다음 09:00경 이 사건 시술을 시작하였다.

3) I이 이 사건 시술을 종료할 무렵 망인의 산소포화도가 60%까지 떨어지면서 망인에게 후두경련이 발생하였다.

4) I은 망인의 호흡이 마비되자 산소공급량을 분당 5ℓ로 증가시킨 다음 망인의 기도 확보를 위하여 아이젤(I-GEL)이라는 후두마스크를 삽입하였고, BVM(Bag Valve Mask, 자동 팽창하는 주머니가 붙은 환기마스크)으로 인공호흡을 실시하였으며, 망인의 산소포화도가 다시 떨어지자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면서 에피네프린 0.5엠플을 주사하였다.

5) I이 09:11경 119구급대에 이송요청을 하여 09:16경 119구급대가 병원에 도착하였는데, 당시 망인의 활력징후 중 혈압은 14//100, 맥박은 분당 89회로 정상 수준이었으나 산소포화도가 72%에 불과하고 자가호흡이 없는 저산소증 상태였다.

6) 망인은 09:21경 J병원 응급실에 도착한 후 전문심장소생술을 받아 일시적으로 자발순환이 회복되기도 하였으나, 저산소증 뇌손상을 입어 더 이상 상태가 호전되지 않다가 2021. 10. 15. 피상속인으로 자녀인 원고들을 남기고 사망하였다(이하 망인이 이 사건 시술을 받은 때부터 사망할 때까지의 과정을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다. 관련 민사소송 결과

1) 원고들은 I을 상대로 대전지방법원 2021가단123151호로 손해배상(의)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2) 원고들은 위 소송에서 I이 이 사건 시술에 관하여 ① 수면내시경 선택상 과실, ② 시술 중 경과관찰상 과실, ③ 응급상황 대처를 위한 준비소홀, 응급조치의 지연 및 미흡, ④ 설명의무 위반 등의 잘못을 저질러 망인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고, 이는 진료 계약상 채무의 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망인의 상속인인 원고들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3) 위 법원은 2023. 2. 9. I이 ① 이 사건 시술 과정에서 적정한 보조인력을 두지 아니하여 망인의 호흡곤란 증세를 뒤늦게 발견함으로써 수면내시경 시술과정에서의 경과관찰의무를 위반하였고, 위 과실과 이 사건 사고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도 인정되며, ② 이 사건 시술을 하기 전 증가되는 위험성에 관하여 추가 설명을 하지 않아 설명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판단하여 I에게 원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으며, 다만, I으로서는 프로포폴의 부작용으로 망인에게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이 발생하여 사망에까지 이르리라고 쉽사리 예측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여 I의 배상책임 범위를 40%로 제한한 다음 ‘I은 원고 A, C에게 각 14,930,531원, 원고 B에게 16,930,531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2021. 5. 26.부터 2023. 2. 9.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원고들 일부 승소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라. 원고들의 보험금 청구 및 피고의 지급 거절

1) 원고들은 피고에게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 기한 보험금 청구를 하였고, 피고는 2023. 4. 3. 위 청구를 접수하였다.

2) 그런데 피고는 2023. 4. 3. 망인의 사망을 보험사고인 상해사망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보험금 청구를 거절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

망인은 의사인 I의 이 사건 시술 중 의료과실로 사망하였는바, 이는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이 보장하고 있는 보험사고인 ‘상해사망’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1 보험계약의 일반약관에 의한 보험금 10,000,000원과 특별약관에 의한 보험금 290,000,000원 및 2 보험계약의 보험금 10,000,000원 합계 3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피고의 보험금 지급 예정일 다음날인 2023. 4. 7.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보험사고로서의 상해사망으로 볼 수 있으려면 피보험자측인 원고들이 사고의 우발성과 외래성 및 사망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여야 한다. 그런데 망인의 사망은 망인에 대한 심장마사지로 발생한 합병증인 양측 기흉과 좌측 혈흉이 그 원인이고, 의사가 경과관찰 및 심폐소생술시 보조인력을 두지 않은 과실은 의료행위 중 부작위에 불과하여 이를 의료상의 과실로 추단할 수 없으므로, 이를 보험사고로 볼 수 없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1)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인한 손해를 보상하는 상해보험에서 '우연한 사고'라 함은 피보험자가 예측할 수 없는 원인에 의하여 발생하는 것으로서 고의에 의한 것이 아니고 예견하지 않았는데 우연히 발생하고 통상적인 과정으로는 기대할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는 사고를 의미하고, ‘외래의 사고’라 함은 그 원인이 피보험자의 신체의 외부로부터 작용하는 사고를 의미한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다27579 판결, 대법원 2001. 11. 9. 선고 2001다55499, 55505 판결 등 참조). 한편, 질병의 치료를 위한 외과적 수술 기타 의료처치의 과정에서 피보험자가 의료과실로 인하여 상해를 입은 경우, 피보험자가 그러한 외과적 수술 기타 의료처치에 동의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바로 의료과실로 인하여 상해를 입는 결과에 대해서까지 동의하고 예견하였다고 볼 것은 아니므로, 그와 같은 상해는 ‘우연한 외래의 사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0. 8. 19. 선고 2008다78491, 78507 판결, 대법원 2012. 8. 17. 선고 2010다67722 판결 등 참조).

2) 상해의 요건인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 중 ‘외래의 사고’는 상해 또는 사망의 원인이 피보험자의 신체적 결함, 즉, 질병이나 체질적 요인 등에 기인한 것이 아닌 외부적 요인에 의해 초래된 모든 것을 의미하고, 이러한 사고의 외래성 및 상해 또는 사망이라는 결과와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보험금 청구자에게 증명책임이 있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다27579 판결 등 참조). 한편, 민사분쟁에서의 인과관계는 의학적·자연과학적 인과관계가 아니라 사회적·법적 인과관계이므로, 그 인과관계가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나, 문제된 사고와 사망이라는 결과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0. 9. 30. 선고 2010다12231, 12258 판결 등 참조).

3) 한편, 상해보험의 보험사고의 개념표지 중 하나인 상해의 ‘급격성’이란 사고가 돌발적으로 일어나 그로부터 상해라는 결과가 초래되기까지의 시간적 간격이 없는 상태로 피보험자가 예기하지 않았거나 예견할 수 없는 순간에 사고가 일어난 것을 의미한다.

나. 구체적 판단

1) 위 인정사실 및 거시 증거들과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망인의 사망은 이 사건 각 보험계약에서 보장하는 보험사고인 ‘상해사망’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망인은 당시 만 65세로 고령으로 보기 어려운 나이였고, 식도염과 흉통 등 증상 외에 치명적인 질환을 앓고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망인이 상부위장관 내시경검사에 동의하였고, 내시경검사가 절대적으로 안전한 시술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망인으로서는 질병에 대한 치료도 아니고 식도염과 흉통의 원인을 찾기 위한 검사 과정에서 의료과실로 자신이 저산소증 뇌손상을 입으리라는 것을 예견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망인이 입은 상해는 ‘우연한 사고’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나) 망인이 이 사건 시술을 받기 시작한 시각이 09:00이고, 망인이 자가호흡이 없는 저산소증 상태에 빠진 시각이 09:16이며, 망인이 타 병원 응급실에 도착하여 전문심장소생술을 받은 시각이 09:21인바, 망인이 이 사건 시술 시작 후 상해를 입기까지 경과한 시간이 30분 내외인 점에 비추어 보면, 망인이 입은 상해는 ‘급격한 사고’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다) 또한 망인이 입은 저산소증 뇌손상에 의사가 시행한 외부적 요인인 이 사건 시술 외에 망인의 신체적 결함, 즉, 기왕증이나 체질적 요인 등의 다른 원인이 개입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망인이 입은 상해는 ‘외래의 사고’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라) 망인에 대하여 이 사건 시술을 시행한 의사 I은 이 사건 시술 과정에서 적정한 보조인력을 두지 아니하여 망인의 호흡곤란 증세를 뒤늦게 발견함으로써 수면내시경 시술과정에서의 경과관찰의무를 위반하였는바, 망인의 저산소증 뇌손상에 관하여 이 사건 시술 이외에 망인의 기왕증 등 다른 원인이 개입하였다고 볼 만한 근거가 없으므로, 위 의사의 과실과 망인의 상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도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2) 따라서 피고는 제1 보험계약에 기한 보험금 300,000,000원(보통약관에 기한 보험금 10,000,000원, 특별약관에 기한 보험금 290,000,000원)과 제2 보험계약에 기한 보험금 10,000,000원 합계 310,000,000원을 피보험자인 망인에게 지급하여야 할 것인바, 원고들이 망인의 상속인으로서 망인의 재산을 각 1/3씩 상속하였으므로, 원고들에게 각 103,333,333원(= 310,000,000원 × 1/3, 원 미만 버림)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원고들의 보험금 청구가 접수된 2023. 4. 3.부터 3영업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23. 4. 7.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23.. 8. 9.까지는 상법 소정의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의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각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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